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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메세지

정지혜,  SPACE Program 2010-2011

이름 : 정지혜
코스 : SPACE Program 2010-2011

나의 새로운 고향, 사가에서

2009년부터 교환학생을 결심하고 준비하여 내가 오게 된 곳은 일본이었다. 영어권 국가를 찾다가 못 가게 되었고, 일본에서도 영어로 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솔직히 어쩔 수 없는 마음도 포함하여 선택한 것이었다. 일본어를 잘 하지 못하여 오자마자 일본어 수업을 일본어로만 들어야 했고 주변 어디든지 보이는 일본어를 볼 때마다 답답하고 힘들었다. 하지만 이런 언어 장벽을 넘어서고 나를 행복한 학생으로 만들어 준 것은 사가가 가지고 있는 특별함 때문이었다.

우선 사가대학에서 운영하는 튜터 프로그램은 유학생을 위해 일본인 학생들을 연결시켜 주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낯선 곳에서 시작해야 하는 유학생들에겐 정말 큰 도움이었다. 아마 이 도움이 없었다면 일본어를 모르는 서러움에 지쳐 즐거운 유학생활을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SPACE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에 소속된 학생이었고 이 프로그램은 세계 곳곳에서 온 약 20여명의 유학생들과 이루어져 함께 일본이란 곳을 알아가며 더불어 지내는 법을 배운다. 국적이 다른 친구들과 함께하는 행사가 많은 점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었다. 이 덕분에 글로벌 마인드를 키우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 국적에 상관없이 마음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우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정말 특별한 프로그램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번화한 도시 보다는 한적한 곳이 좋았고 사가는 거기에 적합한 장소였다. 자전거로 일상 생활이 불편함 없이 가능하며 가끔씩 날씨가 좋지 못 할 때 타던 자전거는 힘들었다기 보단 그리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개인적으로 도시는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려면 그걸 제공해 주는 장소들이 많기에 찾아가서 거기에 한정된 재미를 느끼고 오지만 사가와 같은 곳은 내 자신이 즐거움을 창조해 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 생각했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내 자신이 이 곳에서 태어나 그들과 함께 성장한 것이 아닌 가 하는 착각도 들게 하였다. 그래서 나는 사가를 나의 또 다른 고향이라 부른다. 학교에 가면 늘 웃고 있는 친구들이 기다리며 의사소통 시 일어나는 말의 실수는 오히려 귀엽게 여겨지며 웃음을 더한다. 이 한 공간에 내가 무엇을 했는지 나열하기엔 너무도 많아서 불가능 하지만 한 문장으로 쓰자면 더 이상 그곳은 외국이 아닌 내 국가였고 내가 생각 치도 못한 재미로 마음은 늘 풍요로웠다는 것이다.

그 곳에 사는 일본인들은 정말 친절했고 그 덕분에 한국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폭 넓은 연령의 친구들도 사귈 수 있었다. 한 창 한류의 열풍이 불고 있어 한국어의 관심도 나날이 커진 덕분에 한국인으로서의 나는 그들의 관심 속에서 따뜻했다. 이러한 열풍으로 홈스테이 프로그램 참여도 여러 번 가능했다. 그 때 알게 된 분이 가족들이 일본여행 왔을 때도 우리 모두를 집에 초대를 해주셨고 그 후에 한국에도 오셨다. 그리고 최근엔 우리 가족이 다시 일본에 놀러 가 또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사가대학의 학생들은 유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고 함께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여 유학생들이 언어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 선생님들 또한 일본어를 열심히 가르쳐 주신다. 나는 일본어로 말도 못 했지만 1년간 많은 친구들과 활동하며 알찬 수업을 열심히 들은 덕에 지금은 일본어로 말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게 되었다. 물론 언어의 장벽으로 힘들 땐 당장 한국에 가고 싶고 왜 이렇게 어렵고 실력은 그대로인지 자신이 한심할 때도 있지만 실패도 연습이라 생각한다. 어려워도 자꾸 어려운 것을 하다 보면 쉬워지기 마련이지만 어렵다고 포기하면 절대 어떤 것도 쉬워지지 않기에 내 자신을 좀 더 인내하며 다독이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사가는 행복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주는 곳이다. 조용하게만 보일 수 있지만 생각을 조금만 다르게 하고 나부터 진심으로 다가간다면 이질적인 문화도 내 것이 되고 한국에서 스스로를 제한하고 가둬 버리던 수동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자신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줄 것이라 확신한다.